[최재기의 시사&이슈] ‘검찰 독재 타도’ 누구를 위한 구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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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검수완박, 범죄자들에 낙원 만들어 줘
검찰권 약화로 대한민국 사기 공화국 돼

최재기 필진페이지 + 입력 2024-03-21 06:31:30

문재인 정권은 검찰권 해체를 가장 중요한 정책의 하나로 추진했다. 2022년 5월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검찰청법 개정과 형사소송법 개정, 일명 ‘검수완박법(검찰수사권 완전 박탈 법)’이 통과되었다. 2021년 검·경수사권 조정이란 미명으로 검찰이 직접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를 6대 범죄(공직자·선거·방위산업·대형참사·부패·경제)로 한정했는데 검수완박법 통과로 다시 2대 범죄(부패·경제)만 수사하도록 대폭 축소한 것이다.

검수완박법은 수사를 개시한 검사가 해당 사건을 기소할 수 없도록 ‘직접 수사개시 검사’와 ‘기소 검사’를 분리했다. 직접 수사 없이 기소 검사가 기록만 보고 공소를 제기할 경우 부실 기소와 무죄율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또 개정된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1항에는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 신문조서는 공판 과정에서 피의자인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그 내용을 인정할 때에만 증거로 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범죄 조직 우두머리에게 수사기관의 모든 노력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강력한 무기를 준 것이다. 그야말로 범죄인들의 낙원이 되었다.

정권이 바뀌자 이재명의 민주당은 ‘검찰 독재 타도‘를 주요 정책으로 내세우고 있다. ’조국당‘은 검찰 독재 타도를 총선의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러나 일반 국민은 범죄가 많아서 걱정이지 ‘검찰 독재’ 때문에 불편하다는 사람은 거의 없다. 오히려 국제화·온라인화·점조직화 된 범죄 조직의 발전에 비해 대한민국의 현행 형사사법제도가 뒤떨어져 조직범죄나 국제범죄의 경우 거의 단죄하지 못하고 피해 회복도 할 수 없어 큰 고통을 겪고 있다.

민주당과 조국당 등이 ‘검찰 독재 타도’를 외치는 진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다른 나라들도 하나의 기관이 소추권을 독점하여 행사하지만 그것을 ‘독재’라고 하지 않는다. 다른 국가기관을 통해 소추를 방해하자는 것인가, 아니면 대장동 사건 공방에서 보듯 현재 다수당으로 정치적 권력을 쥔 자신들에 대해서는 무슨 짓을 해도 수사와 기소를 하지 말라는 것인가.

자칭 ‘민주화’ 세력이라는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이 검찰의 수사와 소추 기능을 약화시킨 결과 현재 대한민국은 세계 제일의 사기 공화국이 되었다. 인구 대비 사기 사건 건수와 피해 금액 모두 세계 제일이다.

“우리나라에서 전체 사기 범죄는 급격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7년 23만1489건·2018년 27만29건·2019년 30만4472건·2020년 34만7675건으로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최근 3년간 100만 건 정도의 사기 범죄가 발생하고, 그로 인한 범죄 피해액 또한 100조 원을 훌쩍 넘기고 있다.” (모성준 ‘사기 범죄 천국의 도래, 빨대 사회’ 제1장)

현직 부장판사가 재판을 진행하면서 지켜본 대한민국 형사사법 제도의 문제점이다. 범죄 조직의 발전에 한참 뒤지는 형사사법 제도 때문에 특히 사기와 도박·마약 조직범죄의 경우 수사와 재판으로 단죄되지 않아 국민이 크게 피해 보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고발했다.

현행 형사사법 제도의 한계 때문에 수사와 기소 및 재판 모두 부실하여 공식적 통계에 잡히지 않은 사기와 불법도박·마약범죄 건수와 피해액이 더 있다. “결국 각종 범죄 조직이 사기범죄·불법도박·마약 등의 범행을 통해 매년 45조 원 이상의 범죄 수익을 거두고 있다고 짐작해 볼 수 있다.”

몇 년 전 전 세계의 뉴스를 떠들썩하게 장식했던 멕시코 마약 조직 시날로아 카르텔의 두목 ‘엘 차포’ 호아킨 구스만의 30년간 범죄 수익이 126억 달러(약 16조4000억 원)였다는 사실과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의 사기·도박·마약 범죄 조직의 범죄 수익은 가히 세계적 수준이다. 북한과 제3국도 범죄 수익을 노리고 개입하고 있을 것으로 본다.

현실이 이런데도 이른바 ‘민주화’ 정권들은 인권 보호라는 명분으로 피해자와 국민보다 가해자와 범죄인을 더 보호하는 제도를 계속 만들어 왔다. 검찰의 수사와 기소 기능을 약화시키고 법원의 심판 기능을 제도적으로 제약했다.

“이처럼 국제적 사기범죄 조직들이 수사기관과 법원의 맹점을 발판으로 활동하고 별다른 처벌의 위험 없이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적의 비지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동안 이를 저지할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검찰과 법원이 그들을 발본색원하지 못한 가장 주된 이유는 국회가 여전히 구속기간 제한·함정수사 관련 규정 부재·감청의 제한·유죄협상 미도입·사기죄의 미분화 등 여러 제약조건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국회가 지속해서 새로운 제약조건들을 도입하면서 경찰·검찰과 법원이 국제적 사기범죄 조직의 범행에 유독 취약하게 변해 가고 있다.”

제도를 바로잡으려면 국회를 바꿔야 한다. 피해자와 국민의 인권을 먼저 지킬 세력으로 교체해야 한다. 범죄로부터 국민을 제대로 보호할 수 있게 ‘검수완박법’부터 개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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