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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뒷돈 카르텔에 꽉 막힌 해외 인력시장', ' 최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법무부 장관 시절 단순 ...'))
5·18사태를 다룬 영화 ‘택시운전사’에서 국내 ‘반국가세력’과 야합한 독일인 사진기자 위르겐 한츠페터가 말한 대사 중 유일한 진실은 “독일에서 일하는 외국인 광부와 간호사 중 한국인이 많았다”는 것이다.
1960년대 초 일본인 노동자들의 대거 귀국으로 일손이 달리게 된 독일은 우리와 ‘한·독 근로자 채용 협정’을 맺고 70년대까지 광부 8000여 명·간호사 1만1000여 명 등 총 1만9000여 명의 숙련 기술 노동자를 채용한다. 이때 그 어떤 한국인 근로자도 독일 석탄회사나 병원에 채용을 조건으로 뒷돈을 주는 일은 없었다. 그들이 요구하지 않았기 때문이고 박정희 대통령이 준엄히 지켜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와는 상전벽해가 된 지금 숙련 기술 노동자의 경우, 한국은 당시의 독일이고 베트남을 비롯한 필리핀·캄보디아·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당시의 한국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법무부 장관 시절 국회에서 ‘5개년 외국인 정책 기본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단순 노동자까지 포함하는 ‘한동훈표 1호 이민 정책’인 이 계획이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시행 첫 해부터 삐걱거린다.
정부의 기본 계획은 불법 체류자를 반으로 줄이고, 동시에 외국인 근로자 적극 유치 작전으로 ‘취업비자 총량 사전 공표제’를 실시해 외국인 취업 분야를 확대하고, 국내 인력 부족 문제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당초 20만 명이 필요한 단순노무 외국인 근로자(E-9비자)는 고용부와 행정안전부의 입장 차이로 입국 관리 인력이 부족해 10만 명 입국도 어려운 실정이다.
E-7비자를 필요로 하는 숙련 기술 노동자의 경우 과거 독일의 경우와 달리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취업을 미끼로 뒷돈을 요구하는 한국 기업과 노조 때문에 단호한 조치가 요구된다. 세계 인력시장 역할을 하는 동남아시아 노동자들이 우리보다 국내총생산(GDP)이 훨씬 앞선 일본이나 싱가포르·대만보다는 내국인과 똑같이 최저임금제가 보장되는 한국에 가기를 훨씬 선호한다는 것은 국제적으로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그렇지만 똑같이 노동력을 수출하면서도 나라마다 특색이 있다. 인구가 7100만 명을 웃돌며 한국과 비자면제협정을 맺은 태국은 동남아에서 선진국 행세를 하며 인접국인 라오스를 770만 명의 인구 소국으로 만드는 데 기여할 정도로 괴롭혔다. 그런 태국이 한국과는 비자면제협정으로 무비자로도 입국이 수월할 것 같지만 실상은 반대다. 최근 법무부 출입국관리국에선 마사지업 등에 취업하여 성매매에 종사하는 것을 방지하고자 정식 비자를 받은 다른 나라의 노동자들에 대해서보다 더 까다로운 심사를 한다. 양국의 우호관계를 위해서라는데 입국심사가 너무 까다롭다 보니 태국 국민의 반한 감정까지 촉발할 정도다.
인구 1억 명의 베트남도 인접한 인구 1700만 명의 캄보디아에 괴뢰정부를 세울 정도로 제 집 드나들듯 하며 괴롭힌 것으로 유명하다. 국내에 취업한 그들은 월남전 때부터 한국인의 영악함을 많이 닮았다는 평판을 받았는데, 영악함뿐 아니라 손재주까지 닮았다. 그들은 팀까지 짜서 취업해 초반에 철저히 사업주를 만족시키는 전술을 구사한다. 그러고는 고용한 사업주가 100%로 만족하는 모습을 보일 때쯤 다른 회사로 옮기기로 팀원들끼리 서로 연통을 하고 사업주에게 급료 인상을 요구한다. 사업주가 거부하면 이들은 즉각 단체로 회사를 옮긴다. 그러니 혈압이 높은 사업주는 버티기가 곤란할 정도다. 그래도 사업주는 인력 수급만 잘되면 납기를 맞출 수 있어 다행이라 생각한다.
이런 피 튀기는 시장에서 얼마 전에 있었던 일이다. 숙련된 용접공을 원하는 한국의 대기업 조선소에서 인력 수급 회사에 용접 기능공 1000명을 구하는 오퍼를 냈다. 이 회사는 즉각 동남아에서 직업기술학교를 운영하는 현지 인력 송출 한국인 회사에 연락해 용접공을 확보할 수 있는지 타진한다. 용접공은 단순 노동자에게 발급되는 E-9 비자가 아니라 급료를 더 많이 받고 장기간 머무를 수 있는 E-7 비자를 받을 수 있다.
E-7 비자를 발급받기 위해서는 숙련공 기술 자격증을 발행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춘 회사에서 필기 및 실기시험에 합격해야 하고, 최종적으로 현지에 온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감독관이 실시하는 기량 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
당연히 이때까지의 모든 경비는 학원비가 전부여야 하지만 여기에 본국 노동부에서 공식적으로 현지 한국인 인력송출업체에 1인당 최소 몇 천 달러의 리베이트를 요구한다. 당사자에게서 받을 명분이 없으니 인력송출 허가를 해 준다는 명목으로 뜯어 내는 법 조항에도 없는 허가세다. 돈을 안 내면 허가권이 취소되는 것은 물론이다. 이 허가세 또한 해외 취업을 원하는 당사자가 부담한다. 이제 남은 절차는 인력을 원하는 조선소에서 초청장을 발송하고 법무부로부터 사증을 발급받는 것이다. 그러면 취업 절차는 완성된다.
월수입 200달러 안팎인 이들 동남아 노동자가 한국 조선소에 안착하기 위해선 학원비를 포함한 허가세(?) 등을 비롯해 개인 물품 준비까지 적지 않은 경비가 소요된다. 그래도 이들은 10년 이상 일하면 예전 우리 근로자들이 서독에서 그랬던 것처럼 몫돈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에 온 가족이 ‘협력하여 선을 이룬다.’
문제는 최근 이 단계에서 추가 비용이 돌출해 인력 수급에 차질이 불가피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인력을 필요로 하는 당사자는 조선소인데 이 회사의 총무부서에서 초청장을 발급해 주는 조건으로 1인당 2000달러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거기에 그치는 게 아니다. 조선소 노동자들은 외국인이 자신들의 일감을 빼앗아 간다고 생각한다. 옛날 같으면 머리띠를 두르고 나섰을 일인데 이들은 그러는 대신 회사 총무부서와 똑같이 1인당 2000달러를 내걸고 타협해 이 돈을 받아서 분배해 먹는다. 외국인 노동자의 등골을 빼먹는 짓거리다.
뒷돈을 주지 않으면 조선소에서 초청장을 발급해 주지 않으니 그동안 학원비나 기타 경비를 써 버린 노동자들은 현지 회사를 상대로 법정 소송을 내는 경우도 있다. 성격이 온순한 국가의 노동자들은 눈만 꿈벅거리며 당분간 사태를 관망하지만 한국인을 많이 상대해 본 베트남 같은 나라에선 가차 없이 현지 회사를 사기 혐의로 고소해 버린다. 영세한 현지 회사는 탈탈 털리고 망하는 수밖에 없다.
윤석열정부는 이 말도 안 되는 ‘반국가세력’에 다름아닌 노조가 포함된 대기업의 횡포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정부 요로에 선이 닿지 않는 영세한 현지 회사는 물론이고 ‘5개년 외국인 정책 기본계획’의 차세대 이민정책 대상자들이 망연해 하는 속에 해외인력 수급은 멈출 수밖에 없다. 제조업이 이 모양이니 3만7000달러 선의 국민소득도 장기적으로 제자리를 맴맴 돌 수밖에 없을 것이다. 투표권이 없는 그들에게 과연 한동훈의 눈길이 가기나 할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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