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영국개혁당, 지지율 34% 역대 최고… 지금 총선하면 과반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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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노동당 15%, 1976년 입소스 조사 이래 최저치 기록
스타머 선호도 -54%… 금융위기 브라운 총리보다 낮아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6-23 17:08:21

▲ 19일 런던에서 기자회견 하고 있는 영국개혁당 대표 나이젤 파라지 의원. 최근 여론조사에서 집권 노동당을 9%p나 앞선 34%를 기록했다. 당장 총선을 치를 경우 과반을 차지할 수 있는 수치다. 국내외 주류 매체들이 영국개혁당 앞에 늘 붙이던 '극우' 대신 '우익'을 쓰기 시작한 것도 주목된다. AFP·연합뉴스

영국 여론조사에서 우익 포퓰리즘 성향 영국개혁당의 지지율이 집권 노동당에 9%p 앞섰다. 국내외 주류 언론이 영국개혁당 앞에 붙이던 ‘극우’ 대신 ‘우익’ ‘우파’를 쓰기 시작한 것도 주목된다. 여론조사 업체 입소스가 지난달 29일∼이달 4일 성인 1180명에게 총선 투표 의향을 물은 결과 영국개혁당이 34%로 가장 높았다. 노동당(25%), 제1야당 보수당(15%), 중도 성향의 원내 3당 자유민주당(11%), 진보 성향 녹색당(9%)이 뒤를 이었다. 영국개혁당 지지율은 이 업체 역대 조사 중 최고를 기록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특히 1990년대 소련 해체 이후 서유럽에서 고전적 의미의 보수가 사라진 이래 보수당마저 왼쪽으로 기울어 있으며, 중도나 진보란 사실상 좌파 내지 극좌를 말한다. 이번 서민·중산층 살리기를 내세운 영국개혁당의 출현과 지지세 상승이 근년 서유럽 정치지형의 큰 변화를 상징하며 선도하는 모양새다. 패라지가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나 일론 머스크와 소통하며 공감대를 표출하는 게 우연이 아니다. 머스크는 실제 영국 국내 문제에 여러 차례 구체적인 발언한 바 있다. 개인의 자유·인권이 엘리트들 정치 도구로 전락한 현실과 이들의 위선을 꼬집어 파란을 부르곤 했다.

이번 조사 결과 노동당 지지율은 2019년 10월 이후 가장 낮고 보수당의 경우 1976년 입소스 조사가 시작된 이래 최저였다. 작년 7월 총선에서 영국개혁당을 찍었다는 응답자의 95%가 여전히 영국개혁당을 뽑겠다고 답한 반면, 노동당과 보수당은 각각 54% 48%의 유권자밖에 지키지 못할 것으로 전망될 결과다. 작년 노동당에 투표한 응답자의 12%가 영국개혁당으로, 8%는 자유민주당으로 마음을 바꿨으며, 보수당을 지지했던 응답자의 37%는 영국개혁당으로 눈을 돌렸다.

현 정부 국정 운영 질문엔 ‘만족한다’ 16%, ‘불만’ 76% 응답이었다. 만족도에서 불만족도를 뺀 수치가 –60%p나 된다. 키어 스타머 총리 순호감도는 -54%p로, 나이절 패라지 영국개혁당 대표(-15%p)보다 훨씬 낮다. 역대 총리 취임 11개월차와 비교하면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의 고든 브라운(-48%p), 정권교체 직전 보수당 정부의 리시 수낵(-37%p)보다도 낮은 최저 수준이다.

스카이뉴스가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분석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영국개혁당이 하원 650석 중 많게는 과반인 340석을 차지할 수 있고 노동당이 176석에 그칠 수 있다. 보수당은 12석밖에 차지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현재 노동당 403석, 보수당 120석, 자유민주당 72석, 영국개혁당 5석이다. 영국 하원 임기는 최대 5년이므로 조기총선이 아니라면 차기 총선은 2029년 중반이다. 기드온 스키너 입소스 영국 정치 담당 선임국장이 “물가·이민·공공서비스 등에 대한 유권자의 비관론을 얼마나 바꾸기 어려운지 알 수 있다”며 “영국인들은 작년 총선에서 바란 실질적 변화를 노동당이 가져오지 못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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