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9º
습도 90%
제주 18º
습도 85%
)
이재명정부가 출범 후 한 달 가까와 오면서 권력 핵심 구도가 점차 명확해지고 있다. 대통령실 내부의 ‘문고리 3인방’과 국정 전반을 기획·조율하는 ‘실세 3인방’이 각각 독립적으로 움직이며 이중 권력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들 각각은 역할과 권한이 명확히 나뉘어 있지만, 모두 대통령과의 오랜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작동한다.
우선 ‘실세 3인방’은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정진상 전 정책실장,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으로 압축된다. 이들은 정책·정무·기획의 중추 역할을 맡아 국정의 큰 틀을 그리고 실행 방향을 조율하는 핵심 집단이다. 김민석 후보자는 4선 의원 출신으로, 이재명 대선 캠프 정책기획단장과 정책위의장을 역임하며 친명계 맏형으로 불린다. 총리 지명 이후에는 ‘실세 총리’로서 국정 드라이브의 중심으로 부상했다. 여권 관계자들은 김 후보자를 ‘정권의 심장’이라 평하며, 대통령과 긴밀히 소통하는 전략적 허브 역할을 맡고 있다고 전한다.
정진상 전 실장은 직책이 없지만 권력 실세로 불린다. 성남시장 시절부터 이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 왔으며, 정책·공천·정무를 사실상 설계하는 ‘그림자 권력’이다. 현재 대장동 사건 관련 재판을 받고 있지만 여권 내부에서는 여전히 그의 전략적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평가가 많다. 한 여권 인사는 “정진상이 움직이지 않으면 국정 방향성이 제대로 잡히기 어렵다”고 말한다.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은 국정 철학과 중·장기 계획의 설계자다. 성남시 재정 자문과 경기도 기본소득 정책의 핵심 인물로 민주연구원장을 역임하며 정책 이론을 다진 정책통이다. 현재 국정기획위를 이끌며 정부 조직 개편, 산업 정책, 복지 방향 등 정부의 핵심 과제를 조율한다. 이 위원장은 단순 관료가 아니라 이 대통령의 철학을 구체화하는 ‘철학형 설계자’라는 평을 듣는다.
이와 달리 대통령실 내부에는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리는 김현지 총무비서관, 김남준 1부속실장, 김용채 인사비서관이 있다. 이들은 대통령의 일정·인사·재정 등 실무 권한을 장악하며 대통령실 운영의 ‘숨은 권력’으로 통한다. 모두 성남시장 시절부터 함께해 온 인사들로, 대통령의 신뢰가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현지 총무비서관은 일정과 재정, 인사 전반을 총괄하는 ‘내부 총괄자’ 역할을 맡고 있고, 김남준 1부속실장은 언론 대응과 메시지 관리를 책임진다. 김용채 인사비서관은 정부 부처 및 산하기관 인사를 실무적으로 조율하는 핵심 인사다.
이처럼 문고리 권력이 대통령 주변의 일상과 대통령실 내부 권한을 집중 통제하는 한편, 실세 3인방은 국정의 큰 방향과 정책 설계를 주도한다. 대통령실 한 관계자는 “문고리는 대통령의 물리적·일상적 공간을 장악하고, 실세는 국정 철학과 전략을 설계하는 권력의 두 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중 권력 구조는 잠재적 위험도 안고 있다. 우선 정진상 전 실장처럼 사법 리스크를 안고 있는 인물이 권력의 중심에 있다는 점은 향후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대장동 사건 재판 결과에 따라 여권 내 권력 구도가 흔들릴 수 있다. 또 대통령실 내 문고리 권력은 공식화되지 않은 비공식 라인이어서, 투명성 결여와 책임 회피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과거 박근혜정부의 ‘문고리 3인방’이 비선 권력으로 부각되며 국정 붕괴를 불러온 전례도 경계 대상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재명정부도 ‘보이지 않는 권력’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자초하지 않으려면 권한의 공식화와 투명한 책임 소재가 반드시 확보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이중 권력은 국정 운영의 효율과 위험 사이의 줄다리기”라며 “실세와 문고리 양축의 균형과 견제에 실패하면 권력 남용과 내부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처럼 이재명정부의 권력 구조는 속도와 집중이라는 강점과 함께 불투명성과 리스크라는 그림자를 안고 있다. 향후 권력 운영의 성공 여부는 얼마나 명확한 책임 구조와 투명한 권력 공개가 뒷받침되느냐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