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님, 먹고 사는 게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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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대통령이 꼭 해주길 바라는 것은?

민생해결 물가안정 일자리보장 개발공약?
“빚 걱정 끼니 걱정 없는 나라 만들자”
“돈 없어서 못 쓰고 걱정돼서 못 쓴다”

이상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6-03 12:41:10

▲ 서울시 서초구에 사는 국민들이 3일 새벽 원명초등학교에 마련된 서초3~4동 투표소에서 투표하기 위해 줄을 지어 기다리고 있다. 박미나 선임기자

“빚 걱정과 끼니 걱정 없는 나라를 만들어 달라.”

새 대통령이 무엇을 해주길 바라냐고 묻자 이구동성으로 민생과 경제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제21대 대통령선거가 3일 아침 6시부터 저녁 8시까지 전국 투표소 1만 4,295곳에서 실시됐다. 내란 극복이냐, 독재 저지냐? 후보들의 외침은 정치에 쏠렸지만 유권자 바람은 한결같았다. 이제는 먹고 사는 데 집중해야 할 때라는 것이다. 제발 민생에 집중해달라는 주문이 많았다.

50대 직장인은 “불금과 개금을 아냐”고 물었다. 불타는 금요일(불금)은 퇴근 뒤 밤 늦게까지 신나게 놀자는 뜻이 담겼다. 회식하는 날로 여겨졌던 금요일이 최근 직장인에게 개금(개 같은 금요일)으로 불린다. 삶이 팍팍해지자 회식도 사라지고 장사도 되지 않아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1인당 국민총소득이 3만 6,624달러를 기록했지만 국민이 체감하는 삶의 질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먹고 사는 게 문제다. 젊은 사람은 돈이 없어서 못 쓰고, 40~50대는 노후 걱정 때문에 못 쓴다. 냉면 한 그릇이 1만 8,000원이라서 부담스러워서 못 먹는다. 장사가 안 되니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진 빚을 갚지 못해서 난리다. 빚 때문에 고민인 분들이 많고 끼니를 걱정하는 분들도 의외로 많다.”

이재명 후보를 지지했다던 20대 여성은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하지 못했다”면서 “생활은 가능하게끔 물가가 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물가 안정을 바란 여대생의 희망은 애절했다. “신혼을 원룸에서 시작해도 된다. 월급이 적으면 절약하겠다. 그런데 생활은 가능하게끔 물가가 조금만 낮았으면 좋겠다. 어디를 가든 돈 쓰기가 무섭다.”

홈플러스 동대문점에서 만난 70대 어르신의 고민도 물가였다. 그는 “계란 한 판에 3,500원이었는데 가격이 올라서 7,000원이다”면서 “부담이 커서 먹고 싶어도 못 먹고 할인 제품만 골라서 산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홈플러스 직원은 “내년 2월에 폐점한다는데 이직을 고민해야 하지만 일자리를 가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김문수 후보를 지지했다던 20대 남성은 “제조업체와 중소기업 도산이 걱정된다”면서 “말이 아닌 공약 이행률을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40대 공무원은 대통령 선거 기간 지방에 쏟아진 개발 공약을 걱정했다. 그는 “실무자 입장에선 공약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크다”면서 “여러 정책이 좋아 보이지만 뜬구름일 가능성이 있다”고 꼬집었다. 정부 재정적자가 2024년 104조를 돌파했으니 허투루 들을 말이 아니다. “부실 기업이 정부 지원금을 타내는 경우도 있다”던 회사원의 걱정도 귀담아 들을만했다.

에너지 정책에 대한 주문도 있었다. 50대 대기업 간부는 “인공지능(AI) 시대에는 전기가 엄청나게 많이 필요하다”면서 “산업용 전기 요금이 갑자기 올라서 기업 경쟁력이 떨어졌다”고 하소연했다. AI 시대에 발맞춰 산업 구조를 바꾸려면 석탄 에너지와 친환경 에너지만으론 부족하단 뜻이다. 그는 “국가와 기업의 미래를 고려하면 이념의 잣대가 아닌 현실의 잣대로 원자력 발전 정책을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준 기자 jun@, 김나윤 기자 nykim@, 이선주 기자 sjlee@

이상준 기자 ju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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