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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최근 야심차게 건조한 5000톤급 신형 구축함이 진수식 과정에서 전도·파손되는 대형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사고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현장에서 이를 직접 목격하고 ‘중대 범죄’라며 격노한 것으로 전해져, 북한 해군력 증강 계획에 상당한 차질이 예상됨과 동시에 내부적으로 큰 파장이 일 전망이다.
22일 국방부 등에 따르면 사고는 전날 함경북도 청진조선소에서 열린 신형 구축함(‘최현’급 2번함) 진수식에서 발생했다. 함체가 바다로 미끄러져 내려오는 과정에서 대차(슬라이드 레일)의 평행 유지가 실패한 후 함미(선체 뒷부분) 쪽 진수 썰매가 먼저 이탈하면서 함선이 균형을 잃고 좌초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사고로 선체 바닥에 구멍(파공)이 생기고 함수(선체 앞부분)는 선대에 걸쳐진 채 전체 구조가 크게 파손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현장을 직접 지켜본 김정은 위원장은 “순수한 부주의와 무책임성, 비과학적인 경험주의로 인한, 도저히 있을 수 없고 용납할 수 없는 심각한 중대사고이자 범죄적 행위”라며 현장에서 관련자들을 질책했다.
김 위원장은 6월로 예정된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전까지 함정을 무조건 원상 복구하라는 긴급 지시를 내리는 한편, 이번 사태를 국가적 권위와 관련된 중대 정치 문제로 취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낙후된 함정 진수 방식이 이번 사고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한다. 북한은 중형급 이상 함정 건조 시에도 선대(슬립웨이)에서 건조한 뒤 경사로를 따라 바다로 내려보내는 슬라이딩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대형 도크에 물을 채워 함정을 안전하게 띄우는 현대적 방식과 달리 함체 균형 유지와 제어가 어렵고 사고 위험이 높은 구식 기술로 평가된다. 이번 사고 역시 미숙한 현장 지휘와 조작 부주의에 더해 이러한 구조적 한계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이번에 사고가 난 구축함은 지난달 25일 남포조선소에서 진수된 1번함 '최현호'와 동급으로, 수직미사일발사체계(VLS)와 초음속 전략순항미사일 등을 탑재할 예정인 북한 해군의 차세대 주력함이다.
이번 사고로 선체가 심각하게 파손되고 해수에 침수됨에 따라, 전자장비와 내부 케이블 등의 손상이 불가피해 사실상 재건조에 준하는 수준의 수리가 필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관련해 군 소식통은 “북한은 5000톤급에 달하는 비교적 대형 함정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재래식 방법인 ‘선대(슬립웨이)’에서 건조해 바다로 미끄러뜨려 띄우는 방식을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사고는 이 진수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로 추정된다. 정보에 따르면, 함체를 밀어내는 대차(이동식 받침대)의 좌우 이동이 평행하게, 균형을 맞춰 이뤄져야 하는데, 미숙한 지휘나 조작 부주의로 인해 이 평행성이 확보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계속해서 “이로 인해 함미 쪽이 먼저 쏠리거나 하면서 균형을 잃고 결국 침수 또는 전복에까지 이른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피해 정도’에 대해 소식통은 “일단 해수에 침수되면 상황은 매우 심각해진다. 염분은 금속 부식을 빠르게 진행시키고, 특히 현대 함정에 복잡하게 설치된 각종 전자장비와 케이블 체계에는 치명적”이라며 “이런 장비들은 대부분 재사용이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 우리 해군의 유도탄 고속함 중 한 척도 진수 후 안벽에 계류 중 폭풍으로 침수되었는데, 결국 수리가 아닌 새로 건조하는 길을 택했을 정도로 해수 침수의 후과는 크다”며 “설령 인양에 성공해 정비를 하더라도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이후에도 계속해서 잔고장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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