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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가 각종 인사 청탁 통로로 지목되면서 윤석열정부 초기부터 대통령실 인사에 깊숙이 개입한 정황이 특검 수사로 드러나고 있다. 서희건설 사위 박성근의 매관매직 의혹부터 대통령실 채용 청탁, 경찰 인사 문건, 검찰 출신 인사의 공천 청탁까지 영부인을 통한 인사 거래 정황이 연달아 포착된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인사 전횡에 대해 윤 전 대통령이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며 특검에 강도 높은 수사를 요구하고 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달 29일 김 여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사건 공판에서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대선 직후 대통령실 8명 채용을 청탁한 명단을 공개했다. 실제로 이 중 2명이 대통령실에 근무했고 또 다른 인사는 총영사로 발령된 사실이 확인됐다. 특검은 김 여사 측이 청탁을 전달받고 인사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또한 7월 김 여사 모친 최은순 씨 요양원 압수수색 과정에서 경찰 인사 관련 문건이 발견되기도 했다. 문건에는 특정 경찰 간부들의 승진·보직 이동을 추천하는 은밀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특검은 민간인이 공직 인사 과정에 개입했다면 명백한 위법이라며 추가 수사를 진행 중이다.
8월엔 특검의 수사망에 걸린 서희건설 측이 김 여사 측에 귀금속을 선물하며 이봉관 회장 사위인 박성근 변호사의 공직 임용을 부탁했다는 자수서를 제출한바 있다. 박 변호사는 2022년 6월 한덕수 국무총리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바 있다.
친윤 검사로 알려진 김상민 전 부장검사는 김 여사에게 고가의 그림을 건네며 총선 공천을 청탁한 혐의로 지난달 2일 구속기소 됐다.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 역시 정권 초기 금거북이를 선물하며 인사를 청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김 여사가 공식 직책 없는 민간인이라 하더라도 윤 전 대통령과의 공모 정황이 상당 부분 드러난 만큼 법적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수사와 재판이 진행될수록 ‘장님무사’와 ‘앉은뱅이 주술사’로 불리던 실체가 구체적인 형태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검팀은 이달 중 김 여사를 소환한 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로 수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이 순순히 대면 조사에 응할지는 불투명하다. 권력 사유화에 대한 반성없는 그의 재판 모습이 공개되면서 국민적 분노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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