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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기업 비밀로 보호돼왔던 담배 속 유해성분이 내년부터 국민에게 전면 공개된다.
보건복지부(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담배에 포함된 4000여 종의 유해성분 분석과 정보공개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담배의 유해성 관리에 관한 법률’이 11월 1일부터 시행됐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 제도를 통해 담배 유해성에 대한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흡연으로 인한 건강 피해를 예방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법 시행에 따라 담배 제조업자와 수입·판매업자는 2년마다 제품별로 유해성분 검사를 식약처 지정기관에 의뢰해야 한다. 결과보고서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세부 절차는 시행령과 시행규칙에 규정되며 유해성분의 공개 범위와 검사 방법 등도 포함된다.
기존 판매 중인 담배 제품은 2026년 1월 31일까지 검사 의뢰를 완료해야 한다. 이후에는 2년마다 연도 시작 후 6개월 이내(6월 30일까지) 검사를 받아야 한다. 예를 들어 2026년 1월 10일에 최초로 검사를 의뢰한 제품은 2028년 6월 30일까지 두 번째 검사를 마쳐야 한다.
검사 대상에는 담배 원료와 첨가물의 성분이 모두 포함된다. 제조자는 검사기관에서 발급 받은 결과서를 받은 뒤 15일 이내에 식약처에 제출해야 한다. 기존에는 타르와 니코틴 등 8개 주요 성분만 공개됐지만 앞으로는 법에 따라 보고 절차와 처벌 조항까지 명시돼 관리가 강화된다.
유해성분 검사 결과 위해성이 확인된 담배는 제조·수입업자가 직접 회수·폐기해야 한다. 검사 의뢰나 결과서 제출을 이행하지 않으면 시정명령을 받게 되며 기한 내 시정하지 않거나 국민 건강에 위해 우려가 있을 경우 해당 담배는 회수·폐기 대상이 된다.
검사업무는 식약처장이 지정하는 기관이 맡으며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과 충북대학교 담배연기분석센터 등이 지정될 예정이다. 검사수수료는 법에 명시돼 있지 않아 제조업체와 검사기관 간 협의를 통해 정하게 된다.
유해성분 검사방법과 대상 성분, 정보공개 범위 등은 ‘담배유해성관리정책위원회’가 심의·의결한다. 위원회는 식약처 차장과 복지부 고위공무원단이 공동위원장을 맡고 중앙행정기관·소비자단체·전문가 등으로 구성된다.
법 시행 후 제정될 ‘담배 유해성분 등에 관한 규정(식약처 고시)’에는 검사대상 유해성분의 종류와 시험법이 포함되며 11월 중 확정될 예정이다. 담배 속 유해성분 정보공개는 2026년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기존 제품의 검사 의뢰가 2026년 1월 31일까지 완료되면 검사기간을 고려할 때 2026년 7월경 결과가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된 정보는 식약처 홈페이지를 통해 국민에게 공개된다.
그동안 보건당국과 담배 제조업계는 유해성분 공개를 놓고 갈등을 이어왔다. 담배에 포함된 4000여 종의 화학물질을 업계는 영업비밀이라며 공개를 거부해왔고 이에 복지부·식약처·질병관리청 등이 독자적으로 성분 분석을 진행해왔다.
담배 제조업체 한국필립모리스는 2018년 식약처가 궐련형 전자담배의 타르 함량이 일반 담배보다 높다고 발표하자 실험 데이터 공개를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당시 법원은 일부 정보 공개를 명령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흡연 예방과 금연정책을 강화하기 위해 담배 유해성 정보를 국민에게 명확히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새 제도가 안정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업계와 지속적으로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유해성분 정보공개 제도 시행은 담배업계의 영업비밀 범위와 법적 쟁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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