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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군의 독자 정찰위성 체계 구축을 목표로 한 ‘425사업’의 마지막 퍼즐, 5호기(SAR 위성)이 2일 성공적으로 발사돼 목표궤도에 진입했다. 이로써 군은 북한 전역의 전략표적을 2시간 단위로 실시간 감시할 수 있는 체계를 완성하게 됐다.
국방부는 이날 “군 정찰위성 5호기가 2일 오후 2시 9분(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기지에서 발사체 팰컨9(Falcon-9)을 통해 성공적으로 발사됐다”고 밝혔다.
위성은 발사 약 14분 후인 오후 2시 23분쯤 궤도에 정상 진입했으며, 현재 지상국과의 교신을 통해 탑재체와 본체의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 중이다. 국방부는 “모든 절차가 계획대로 진행 중이며 초기운영 평가 후 전력화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425사업’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조기에 탐지하고 전략 표적을 실시간 감시하기 위해 중대형 군사정찰위성 5기를 확보·운용하는 국방 우주력 핵심 사업이다. 명칭 ‘425’는 SAR(Synthetic Aperture Radar·합성개구레이더)의 ‘사’와 EO(Electro Optical)의 ‘이오’를 음차해 조합한 것이다.
2015년 착수된 사업에는 약 1조3000억 원이 투입됐다. 주관은 국방과학연구소(ADD)가 맡았으며, 개발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쎄트렉아이, 그리고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이 참여했다. 이번 5호기 발사는 2018년 10월 개발 착수 이후 9년 만의 결실이다. EO·IR(전자광학·적외선) 1호기와 SAR 위성 4기(2~5호기)가 모두 궤도에 오르며, 군은 독자적인 다중위성 감시체계를 갖추게 됐다.
이번에 발사된 5호기는 합성개구레이더(SAR)를 탑재한 고해상도 영상위성으로, 기상이나 주·야간에 관계없이 전천후로 북한 전역을 감시할 수 있다. SAR은 지상에 전파를 발사하고 반사되는 신호를 수신해 영상을 생성하는 방식으로, 구름·비·야간 환경에서도 정밀 영상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국방과학연구소는 “5호기는 세계 최상위 수준의 SAR 센서를 탑재해 밀집 표적 지역에서도 신속한 영상 획득이 가능하다”며 “군집위성의 고기동성 덕분에 같은 지역을 반복 촬영해 변화 탐지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군은 1~4호기와 함께 운용될 5호기가 합류하면 북한 주요 미사일 기지나 지휘시설 등 핵심 표적을 2시간 단위로 감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한미 ‘킬체인(Kill Chain)’ 체계에서 조기 탐지 및 선제 대응 능력을 획기적으로 높일 것으로 평가된다.
군 “감시정찰 독립, 우주전력 확보의 상징적 의미”
“2시간마다 북한 포착”…독자 정보자산 시대 개막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5호기 발사는 한국군이 독자 감시정찰 체계를 완성했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있다”며 “항공·해상·지상에 이어 우주 영역의 군사자산을 확보한 첫 사례”라고 평가했다.
425 위성군은 기존 항공정찰자산 대비 종심지역(북한 후방) 감시 능력을 대폭 향상시킬 뿐 아니라, 북한의 도발징후 감시와 한반도 주변국 활동 식별에도 활용된다. 군은 향후 수집 영상자료를 한미연합 정보망에 공유해 정찰·정보·감시(ISR) 체계 통합운용을 강화할 방침이다.
정찰위성의 전력화는 단순히 군사력 강화에 그치지 않는다. ADD는 425사업을 통해 확보된 기술이 향후 군집위성, 민간 위성통신, 재난감시 등 국내 우주산업 전반의 기술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위성 개발을 통해 국내에선 고해상도 SAR 센서, 고속 대용량 데이터링크, 위성 영상처리 알고리즘 등 첨단 기술이 자립화됐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다량 위성 생산 경험을 토대로 향후 차세대 군사위성·민간 상용위성 개발 주기가 단축될 것”이라며 “우주인력 양성 및 산업생태계 확대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5호기는 미국 스페이스X의 팰컨9 발사체에 실려 2일(현지시간 1일 오후) 플로리다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기지(SLC-40)에서 발사됐다. 발사체는 길이 70m, 중량 549톤으로, 저궤도(LEO)에 22.8톤을 실을 수 있는 세계 유일의 재사용 로켓이다. 스페이스X는 2007년부터 이 발사장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으며, 이번 425 5호기 발사까지 총 547회 발사 중 500회 이상 성공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로써 한국은 2017년 무궁화위성 5A호, 2020년 아나시스 2호, 2022년 달궤도선(KPLO)에 이어 자체 군사정찰위성 5기 시대를 열었다. 현재 1호기(EO·IR)는 하루 두 차례 한반도 상공을 지나며 영상 촬영 임무를 수행 중이며, 2~4호기(SAR)는 각각 2024~2025년 사이 발사돼 시험평가를 마치고 운용 중이다.
5호기가 본격 임무에 투입되면 한국군은 2시간 주기로 북한 전역을 감시할 수 있는 완전한 ‘우주감시 네트워크’를 갖추게 된다. 이로써 한국은 더 이상 미국 상업위성이나 동맹 정보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인 영상정보 수집이 가능해졌다.
국방부는 “5호기 발사는 ‘정보주권’ 확보이자, 대한민국이 우주 안보영역으로 진입했다는 상징적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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