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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전자상거래 1위 쿠팡이 올해 국정감사에서 수사 외압 의혹부터 노동·공정거래 문제까지 5개 상임위원회의 집중 질타를 받으며 도마에 올랐다. 업계에서는 급성장한 외형과 달리 미국 본사-한국 사업 간 이원화된 구조 속에 내부 시스템이 미성숙해지는 ‘기형적 경영’이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올해 국감에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정무위원회 등 5개 상임위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입점업체 정산 주기, 납치성 광고, 노동 문제, 배달앱 공정성 등 다양한 의제에서 질타를 받았으며, 여야 의원들은 “지속 성장 기업으로서 책임이 부족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가장 큰 논란은 ‘수사 외압 의혹’에 관한 내용이었다. 쿠팡 물류 자회사 쿠팡풀필먼트서비스의 퇴직금 미지급 사건이 올 4월 검찰에서 무혐의 처리된 것에 대해, 당시 담당 검사였던 문지석 부장검사가 “상급 기관이 핵심 증거를 누락했다”고 증언하면서 외압 논란이 불거졌다. 정무위원회는 이를 두고 상설 특검 의뢰를 추진하며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의 잇따른 국감 불출석도 정치권의 반감을 키웠다. 김 의장은 “해외 체류”를 이유로 올해 정무위, 환노위 국감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은 “국민을 무시하고 국회를 기만했다”며 고발을 주장했으며, 쿠팡은 대표자 책임 회피 논란에 휩싸였다.
업계에서는 쿠팡의 잇단 국감 소환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택배기사 과로사, 공정거래 이슈 등으로 수 차례 소환된 바 있는데 올해는 상임위 수가 오히려 더 늘었다는 것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의 조직과 시스템은 급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전문 인재 영입이 계속되고 있으나 조직적 안정성은 오히려 후퇴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본사와 현장의 이원화된 구조도 지적된다. 쿠팡은 미국 증시에 상장한 기업으로, 로켓배송 사업의 대부분은 한국에서 이뤄지지만 지배 구조는 미국 법인 중심이다.
쿠팡은 그간 6조 원 이상을 물류 인프라에 투자하며 일자리 창출, 중소상공인 판로 확대 등 긍정적 성과를 강조해왔다. 그러나 반복되는 국감 논란은 내부 경영 시스템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받는 계기가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쿠팡이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혁신 못지않게 윤리경영 체계 확립과 내부 시스템 점검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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