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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22일 일명 ‘단통법’으로 불리는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 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이 폐지된다. 최근 SKT 유심 정보 유출 사태로 통신사 고객 유치 경쟁이 불이 붙은 상황에서 단통법까지 폐지되며 휴대전화 가격 하락이 기대된다.
2014년 10월부터 시행된 단통법은 방송통신위원회가 가입자 평균 예상 이익, 이동 통신 단말 장치 판매 현황, 통신 시장의 경쟁 상황 등을 고려해 이동 통신 단말 장치 구매 지원 상한액에 대한 기준 및 한도를 정해 고시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다. 판매점은 재량에 따라 고시된 지원금의 15% 이내로 지원금을 책정할 수 있다.
단통법은 이동통신 3사의 보조금 경쟁이 과열되던 시기에 제정됐다. 보조금 경쟁이 과열되며 정보를 가진 사람은 휴대전화를 싸게 사고 정보가 없는 사람은 휴대전화를 비싸게 사야 하는 문제점이 있었다.
정보의 불균형에 따른 가격 차이는 휴대전화 판매자들의 이미지를 크게 악화시켰고 휴대전화를 비싸게 산 사람들을 가르키는 ‘호갱(호구+고객)’이라는 단어가 대중화되는 데에도 영향을 줬다. 단통법의 악명과는 다르게 도입 시기에는 명확한 목적이 있었다.
그러나 단통법 시행은 결과적으로 이동통신 시장의 경쟁을 막는 법률이 됐다. 통신 3사는 단통법 시행 이후 마케팅 비용을 크게 아낄 수 있었지만 소비자들은 선택권을 제한받게 됐다.
그 결과 연간 통신 3사는 수조 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하지만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누군가는 싸게 사고 누군가는 비싸게 사는 시장이 모두가 비싸게 사는 시장으로 바뀌면서 통신비 부담이 크게 늘었다.
오남석 당시 방송통신위원회 이용자정책국장은 MBC 인터뷰에서 “시간이 지나 이동통신사 수입이 남으면 틀림없이 요금을 내릴 겁니다”라고 말했으나 요금은 내려가지 않았고 오남석 전 국장의 말은 단통법의 폐해를 상징하는 문장으로 남았다.
이 과정에서 한국 통신 시장의 이동통신 3사 독과점 구조는 고착화됐고 제4 이동통신사 추진을 포함해 이동통신 시장 경쟁을 촉진하려는 시도가 계속 있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단통법의 목적이었던 정보의 불균형 문제 해결 또한 ‘성지점’으로 통칭되는 불법 휴대전화 판매점이 성행하면서 효과가 유명무실해졌다.
단통법의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정치권에서 단통법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오래전부터 나왔다. 문재인정부의 공약에 지원금 상한제 폐지가 포함돼 실제로 폐지됐으나 단통법을 완전히 폐지하지는 않았다. 2020년에는 단통법 일부 개정안이 발의됐고 폐지와 관련된 논의도 꾸준히 진행됐다.
그러나 여러 이유로 단통법 폐지가 미뤄지다가 2024년 12월26일에야 단통법 폐지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올해 7월에야 마침내 폐지된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발생한 폐해는 모두 소비자가 감당했다.
단통법 폐지까지 걸린 10년 9개월의 시간은 문제가 있는 법이 한번 제정되면 얼마나 바꾸기 어렵고 그때까지 얼마나 큰 피해를 국민이 받아야 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법안이 불러올 파장을 고려하지 않고 당장 보조금 경쟁을 규제하겠다는 생각으로 제정한 단통법이 통신 시장 구조를 뒤흔드는 전형적인 ‘교각살우(矯角殺牛·쇠뿔 바로잡으려다가 소를 잡는다)’의 사례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법을 만드는 사람들은 단통법의 선례를 잊지 말고 법 하나가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을 신중하게 생각해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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