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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를 멈춰라, 911에 연락해라!” 남편이 목걸이 때문에 자기공명영상(MRI) 기계에 빨려 들어가자 당황한 아내가 소리를 질렀다. “이 망할 기계를 꺼줘!” 울부짖는 아내를 향해 남편은 손을 흔든 뒤 쓰러졌다.
미국 방송 ABC가 20일(현지시간) 큰 목걸이를 찬 키스 맥앨리스터(61)가 MRI 기계의 엄청난 자력에 MRI 기계 안으로 빨려 들어가 충격을 받은 끝에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거대한 자석으로 만들어진 MRI는 쇠붙이를 끌어당기기 때문에 금속을 착용한 사람이 기계 안으로 빨려들어가는 사고가 일어난다.
사고는 16일 오후에 발생했다. 뉴욕주 롱아일랜드 낫소 카운티 경찰은 맥앨리스터가 허가 없이 MRI 검사실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내는 MRI 검사를 진행한 직원에게 남편을 불러달라고 부탁했다고 진술했다. 무릎 MRI를 받은 뒤 남편에게서 부축을 받기 위해서다. 직원이 나가라고 말했지만 맥앨리스터는 MRI실에 들어갔다는 목격담도 있다. 경찰 수사와 목격담을 종합하면 아내가 남편을 큰 소리로 부르자 걱정한 남편이 MRI실에 들어갔다가 비명횡사했다.
경찰 수사 결과 맥앨리스터는 목에 20파운드(약 9㎏)짜리 운동용 목걸이를 걸었다. 맥엘리스터는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었지만 이튿날 숨을 거뒀다.
MRI란 자기장을 이용해서 뼈와 내부 장기를 정밀하게 촬영하는 의료기기다. 거대한 자석으로 만든 자기장이 몸 안의 수소 원소를 공명시킴으로써 발생하는 신호의 차이를 분석해서 영상을 만든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금속성 물질이 있을 경우 강한 자기장 사용에 따른 화상 위험이 있으므로 MRI를 찍을 때 귀걸이와 목걸이, 시계 등을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MRI 기계 자력은 휠체어를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강하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사고가 있었다. 60대 남성은 2021년 경남 김해에서 MRI 촬영 중 빨려들어온 산소통(약 10㎏)에 맞아 숨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머리와 심장에 충격을 받아서 피해자가 뇌진탕으로 숨졌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MRI실에 산소통을 가져오라고 지시했던 의사에 의한 업무상 과실치사로 판단했다. 창원지방법원도 의사와 방사선사에게 각각 금고 8개월을 선고했다.
성인용품 때문에 고통을 호소한 웃지 못할 사연도 있다. 20대 영국 여성은 직장에 성인용품을 넣은 채 MRI 검사를 받았다. MRI 자력은 강하게 끌어당겼고 성인용품은 여성의 가슴까지 올라갔다. 실리콘 재질로 알았지만 여성은 금속 부품 때문에 목숨을 잃을 뻔했다. 브라질에선 권총이 자력 때문에 발사된 사건도 있었다.
식약처는 MRI로 검사 할 때 피어싱도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금속성 재질은 자력에 끌려갈 뿐 아니라 열을 발생시켜 상처를 입힌다. 식약처는 마스크 지지대에 금속이 있다면 화상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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