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청포자’… 청약통장 해지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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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분양가·대출 규제에 밀려나는 단기 가입자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7-20 11:43:42

청약통장을 포기하는 '청포자'가 늘고 있다. 아파트 분양가 급등과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가 맞물리면서 단기 가입자들의 이탈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실질적인 당첨 가능성이 낮아지자 청약 시장 진입 자체를 포기하거나 청약통장을 해지하는 가입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20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중 가입 4년 이상 5년 미만인 인원은 200만95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 감소했다. 2022년과 비교하면 20.2%(약 50만명) 줄어든 수치다. 청약 가점이 아직 충분하지 않은 중간 단계 가입자들이 시장에서 빠지고 있는 셈이다.

가입 6개월 이상 1년 미만 가입자도 112만2222명으로 1년 전보다 9.2%, 2021년 대비 무려 43.8% 줄었다. 특히 최근 ‘로또 청약’이 쏟아졌던 서울 지역에서는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서울의 4년 이상∼5년 미만 가입자는 14.3%, 6개월 이상∼1년 미만 가입자는 11% 각각 줄었다.

반면 청약 가점에서 유리한 장기 가입자 수는 증가했다. 10년 이상∼11년 미만 가입자는 1년 새 39.1% 늘었고 15년 이상 보유자는 40.4% 증가했다.

이 같은 변화는 고분양가와 금융 규제가 결정적 배경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서울 아파트의 ㎡당 평균 분양가는 1393만9000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9.97% 상승했다.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15억6000만 원에 달한다.

분양가가 높아진 데다 경쟁률까지 치솟으면서 단기 가입자는 사실상 ‘청약 무용론’을 체감하고 있다. 이달 초 서울 성동구에서 공급된 '오티에르 포레'는 1순위 평균 경쟁률이 688.1대 1을 기록했다. 청약 가점이 낮은 단기 가입자 입장에서는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다.

여기에 정부가 6·27 대책으로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 금지 등 주택 금융 규제를 추가하면서 시장 불확실성이 커졌다.

전문가들은 단기 가입자의 이탈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현실적으로 3~5년짜리 통장을 쥐고 있어도 15년 이상 장기 가입자에게 밀릴 수밖에 없다”며 “청약시장에서 단기 가입자의 설 자리가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한상 기자 hsr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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