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 돔’ 임기 중 배치”… 트럼프 ‘스타워즈’ 시대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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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기반 미사일방공망… 그동안 기술문제·비용 탓에 좌절
中·러·北 위협 대비… 2029년 1월까지 실전 가동 이정표 제시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5-21 17:21:21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주 기반의 미사일방어망 ‘골든 돔’을 자신의 임기 중 실전 배치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핵전력을 대신할 우주무기 시대의 개막이다. 20일(현지시간)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배석한 가운데 백악관 집무실에서 발표 행사를 가짐으로써 임기 만료인 2029년 1월 전에 골든돔 실전 활용이 가능하도록 일정표를 제시한 셈이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골든 돔’의 임기 중 실전 배치 목표를 분명히 했다. 트럼프는 20일(현지시간)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을 배석시킨 가운데 백악관 집무실에서 발표 행사를 열어 “골든돔이 내 임기 끝나기 전에 전면 운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골든돔이란 이스라엘의 아이언돔과 유사한 차세대 미사일방어시스템이다. 지난 수십년간 기술적 한계와 비용 때문에 좌절됐던 우주 기반의 미사일방공망인데 국제지정학 대격변 속에 핵 전력을 대체할 절실한 구상으로 떠올랐다. 한때 너무 나갔다고 비판받던 것들이 패권 유지에 필수불가결해졌으며 그 중 하나가 트럼프2기 중 실현될 전망이다.

1월 트럼프 취임 1주일 만에 관련 행정명령 서명이 이뤄진 이래 이번 발표 행사를 통해 그의 임기 만료인 2029년 1월까지 골든돔을 실전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일정표가 제시된 셈이다. 이날 트럼프는 “우주 기반 센서 및 요격 무기를 포함한 차세대 기술을 육상·해상·우주에 배치할 것” “골든돔이 완성되면 지구 반대편과 우주에서 발사된 미사일도 요격 가능하다”며 “역대 최고의 시스템 구축”을 다짐했다. 이어 캐나다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길 원한다고 연락해 와 그들과 논의할 예정이라는 소식도 전했다.

1월 서명된 골든돔 관련 행정명령엔 두 달 내 탄도 및 극초음속 미사일, 신형 순항미사일 등을 막아낼 새로운 요격체계 실행 계획을 국방부가 마련하도록 지시한 내용이 담겼다. 우주 기반 요격체계 구축이라는 게 골든돔의 최대 특징이다. 지상 레이더로 탐지가 어려운 신형 미사일을 인공위성에 탑재된 우주 센서로 추적하고 우주 공간에 배치된 요격기가 상승 중인 미사일을 타격하는 방식이다. 관련 예산 총 1750억 달러(약 244조 원) 중 250억 달러(약 35조 원)가 현재 의회에 계류 중이다. 이른바 ‘크고 아름다운 단일 법안’(예산 및 감세 관련 트럼프 기조를 반영한 포괄적 법안)에 포함돼 있다.

1980년대 레이건 정부 때 이른바 ‘스타워즈’라는 이름으로 인공위성을 이용한 적국 핵미사일 요격 구상(SDI)을 추진했지만 예산 부족과 기술력 한계에 부딪혀 무산됐다. 그런 역사 배경을 짚듯 트럼프가 이날 “레이건 대통령이 40년 전에 시작한 이 일을 우리가 진정으로 완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엔 미국·소련의 대결이었으나 이젠 이 방면의 모든 노력이 미·중 패권 경쟁의 일부다.·핵무기 시대와 다른 차원의 무대가 열린 것이다. 작년 4월 중국 시진핑 주석이 군부 최정예인 인민해방군 항공우주군(SSF)을 창설했으며, 비슷한 시기 미국·러시아가 우주군비경쟁을 막기 위한 결의안을 각각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상정했다가 서로 거부권을 행사해 모두 부결된 바 있다.

20년 전만 해도 미 공군이 추구하는 ‘신의 회초리’ ‘죽음의 별’ ‘글로벌 스트라이크’ 등 우주 미사일방어시스템과 무기들에 대한 주류 언론의 반응은 ‘터무니 없다’였다. 2005년 6월 ‘파이낸셜타임스’ 사설이 “우주에서 미국의 우위가 위협받는다는 사실 자체가 뚜렷하지 않다. 러시아 우주프로그램이 무력해졌으니 그럴만한 유일한 세력은 중국인데 이제 겨우 지구궤도에 첫 우주인을 올려보냈을 뿐”이라며 반대했다. 그러나 세상이 크게 변했다.

‘신의 회초리’는 우주에서 발사된 텅스텐이나 티타늄 실린더가 시속 1만1500km로 지상 목표물을 공격하는 것인데 소형 핵무기와 맞먹을 파괴력이 예상됐다. 영화 스타워즈 속 우주선 이름을 딴 ‘죽음의 별’은 발사 90분 안에 지구궤도를 한바퀴 돌며 지상의 목표물 무엇이든 어디에 있든 파괴할 수 있다고 소개됐다. 0.5t 화약이 담긴 정밀 유도 무기를 우주선에 실어 쏘아올려 지구 반대편 목표물을 45분 내 명중시킬 ‘글로벌 스트라이크’ 프로젝트도 있었다. 이런 것들이 향후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편 2016년 8월 중국이 인공위성에서 지상 목표물을 타격할 우주 무기를 개발 중이라는 얘기가 나온 적 있다. 당시 홍콩 군사평론가 량궈량은 대만중앙통신 인터뷰에서 1980년대부터 미국이 개발하기 시작한 ‘신의 회초리’ 같은 우주무기를 중국도 연구·개발하고 있으며 “(일부) 미국을 능가했다”고 주장했다. 우주에서 발사된 미사일은 엄청난 속도와 핵폭발 수준의 위력을 지니게 될 것으로 설명됐다. 발사에서 지표 도달까지 단 15분 정도이기에 요격이 불가능하며 1000km 상공 궤도에 있으니 일반 전투기나 미사일 공격도 안 된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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