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승룡의 와인이야기] 프랑스 와인 등급 체계와 라벨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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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승룡 필진페이지 + 입력 2024-07-25 06:30:36

와인을 고르다 보면 라벨에 적힌 외국어 때문에 도대체 이게 무슨 의미인지 몰라 고민할 때가 종종 있다. 이번 주부터 나라별 와인 등급제도를 소개함으로 와인 라벨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프랑스는 지역마다 다른 기후와 토양 때문에 전통적인 포도품종과 생산방식을 지키고 있다. 와인의 품질관리와 발전을 위해 프랑스 정부는 등급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프랑스 와인이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가장 큰 이유는 1934년부터 이러한 품질관리 등급 체제를 법률로 확립해 와인을 생산 관리했기 때문이다.

3개의 와인 등급 중 가장 높은 등급을 의미하는 AOC(Appellation d’Origine Controlee) 등급의 와인은 와인 라벨에 원산지, 즉 포도 재배 지명을 표기한다. ‘AOC‘에서 ‘d’Origine‘ 이라고 적혀 있는 부분에 들어가는 명칭이 좁은 지역일수록 원산지 통제가 되는 고급 와인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포도 품종·재배·제조 방법, 단위 면적당 최대 수확량, 알코올 농도(10.5% 이상) 등을 법률에 따라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AOC 규칙은 1헥타아르당 포도나무의 수, 수확 방법(예를 들어 스위트와인의 경우 여러 번에 걸쳐서 손으로 수확하고 선별), 가지 치는 방법·가당·양조·판매 개시일과 판매량 등을 규제한다.

각각의 생산량이 기록되어 만약 출하시킨 포도원의 생산량과 이 기록이 일치하더라도 판매량과 관련하여 관계 당국은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다. 어떤 지역에서는 생산 방법 역시 AOC의 규정을 받는다. 예를 들어 샹파뉴 지역에서는 손으로 수확하는 절차와 포도의 압착 와인의 숙성을 결정짓는 상세한 규정이 있다.

2009년 AOP(Appellation d’Origine Protégée)등급 제도로 개정되었지만, 아직도 AOC와 AOP 제도를 혼용해서 사용하고 있다.

AOC 등급 와인도 그랑 크뤼·크뤼 부르조아·프리미에 크뤼 등 또 다시 지역별로 여러 개의 등급을 나누어 관리를 하고 있다. AOC 와인이 무조건 품질이 우수한 와인이라고 이해하기 전에 원산지가 통제되고 있는 와인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올바르다.

다음으로 지금은 사라진 우수 품질 제한 와인(VDQS; Vin Delimites de Qualite Superieure)이 있다. 전체 프랑스 와인 중 약 1%만 이 등급에 해당한다. 2차 세계대전 중 와인에 대한 수요와 통제가 불가능했던 시절에 탄생한 등급이다.

AOC만큼 엄격하게 통제되지는 않지만 특정 지역·품종·수확량·최소 알코올 함량 ·재배법 양조법을 규제하고 있기에 고급 와인 등급에 해당한다. VDQS등급은 2010년에 사실상 사라져 대부분 AOC등급으로 격상되었다.

그 아래 등급으로는 지역 등급 와인 VdP(Vin de Pays) 또는 IGP(Indication Géographique Protégée)가 있다. ‘Pay’는 프랑스어로 ‘지역’ ‘지방’이란 뜻으로 한 지역 내에서 생산된 포도로 만든 와인을 의미한다.

또한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인증하지 않은 포도품종으로 만든 와인의 경우에도 이 등급을 부여한다. 이 등급의 와인 중 AOC등급의 와인보다 더 높은 품질을 인정받는 와인도 있으므로 무조건 등급이 낮다고 와인의 품질까지 낮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가장 낮은 등급으로는 테이블 와인인 VdT(Vin de Table) 또는 VdF(Vin de France)등급이 있다. 한 국가에서 재배된 포도로 양조된 와인을 블랜딩해서 생산한 와인으로 지리적 표시는 없지만, 생산 연도·품종을 따지지 않고 만든 와인이지만 생산 연도와 품종을 와인 레이블 상에 표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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