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호복희의 발자취로 본 민족의 시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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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헌식의 대고구리]

성헌식 필진페이지 + 입력 2022-11-29 09:30:03

우리 민족의 시원지인 신시는 백산과 흑수 사이였다고 하는데 그곳은 통상 우리가 알고 있는 백두산과 흑룡강 사이 동만주가 아니라 분원천지와 수양현 흑수촌 사이에 있는 산서성 태원이었다. 과연 그랬는지 관련 역사의 흔적들을 살펴보기로 하겠다.

중국에서 삼황오제(三皇五帝)의 첫째로 여기는 태호복희는 본시 동이족이었다. ‘태백일사 신시본기’에 “배달국의 5대 태우의(太虞儀) 환웅은 12명의 아들을 두었는데 그 막내가 태호 복희(太皞伏犧)이다. 복희는 신시에서 태어나 우사의 자리를 세습하고 뒤에 청구(靑邱)와 낙랑(樂浪)을 거쳐 마침내 진(陳)으로 옮겨갔다.

후예는 갈리어 풍산(風山)에 살았으니 역시 풍(風)을 성씨로 가졌다. 뒤에 갈라져 패(佩)·관(觀)·임(任)·기(己)·포(庖)·이(理)·사(姒)·팽(彭)의 여덟 가지 성이 되었다. 지금 산서성의 제수(濟水)에 희족(犧族)의 옛 거처가 있다. 임(任), 숙(宿), 구(句), 수유(須臾)의 나라는 모두 여기에 모여 있다”는 기록이 있다.

▲중국의 삼황오제이며 동이족의 수령으로 소개되고 있는 태호 복희. [필자 제공]

‘포박자(抱朴子) 내편’ 지진 권18의 “옛날에 황제 헌원이 동쪽 청구(靑丘)에 도착해 풍산을 지나 자부(紫府)선생을 찾아뵙고 삼황내문(三皇內文)을 받았다”는 기록에 풍산이 보이며, 또한 14대 자오지 환웅인 치우천왕이 신시에서 도읍을 옮겨갔다는 청구도 부근에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풍산은 ‘수경주’의 하수4에 “남쪽으로 흐르는 황하가 북굴현 고성 서쪽을 지난다. 풍산의 서쪽 40리가 하남 맹문산”이라고 설명되어 있는데, 북굴현은 현 산서성 길현 동북 21리에 있는 맥성촌(麦城村)이고 풍산은 산서성 임분시의 서쪽 황하변 길현 부근에 있다.

이번에는 낙랑의 위치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겠다. 낙랑은 아래 ‘한서지리지’에서 유주에 속하는 군으로 기록되어 있는데, 패수(浿水)가 그 위치를 알 수 있는 지명이다.

樂浪郡(낙랑군)，武帝元封三年開。屬幽州(유주)。應劭曰：「故朝鮮國也。」戶六萬二千八百一十二，口四十萬六千七百四十八。有雲鄣(운장)。縣二十五：朝鮮(조선)，邯，浿水(패수)，水西至增地入海。含資，帶水西至帶方入海。黏蟬(점제)，遂成(수성)，增地，帶方(대방)，駟望，海冥，列口，長岑，屯有(둔유)，昭明，南部都尉治。鏤方(루방), 提奚，渾彌，吞列，分黎山，列水所出，西至黏蟬入海，行八百二十里。東暆，不而，東部都尉治。蠶台，華麗，邪頭昧，前莫，夫租。

또한 하내군의 연혁은 “한나라 때 기(畿)군으로 불린 군으로 위치는 지금의 하남성 북부와 하북성 남부와 산동성 서부이다. 중국은 옛날에 황하 이북을 ‘하내’라고 했다. 전국 시기 위(魏) 땅이었다가 한 고조 즉위 시 은국(殷國)을 설치했다가 다음해 하내군으로 개명했고 위치는 태행산 동남쪽 황하 이북”이라고 되어 있으며 속현들은 다음과 같다.

河內郡(하내군)，高帝元年為殷國，二年更名。屬司隷。戶二十四萬一千二百四十六，口百六萬七千九十七。縣十八：懷(회)，汲(급)，武德(무덕)，波，山陽(산양)，東太行山在西北。河陽(하양)，北山，平皐，朝歌(조가)，脩武(수무)，溫(온)，壄王，太行山在西北。獲嘉，軹，沁水(심수)，隆慮，國水東北至信成入張甲河，過郡三，行千八百四十里。有鐵官。蕩陰。西山，羑水所出，亦至內黃入蕩。

‘위서지형지’의 회주에는 하내군과 무덕군이 있는데 그 중 무덕군은 ‘한서지리지’의 하내군 무덕현이 군으로 승급되었다가, ‘금사지리지’에서는 무척으로 개명되어 패수와 함께 휘주에 속하게 된다. 따라서 낙랑군에 속한 패수는 하내군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인접한 현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패수의 정확한 위치를 알려면 취수 또는 격수의 위치를 찾으면 된다. 격수(湨水)는 책에 따라 추수(溴水)라고도 기록되어 있다. 두 글자의 발음은 溴(xiù)와 湨(jú)로 서로 다르나, 글자 모양이 흡사해 혼용되었다. ‘강희자전’의 설명에 따르면, 원래는 격(湨)이 원본이었는데 비슷한 추(溴)가 나중에 혼용되어 기록되었다고 한다.

▲패수는 하남성 제원시를 흐르는 물길, 湨·溴水=浿水라는 곽박의 주석. [필자 제공]

‘명일통지’에 “추수는 하남성 제원현에 있다. 물의 근원이 세 군데 있는데, 동남류해 롱수(瀧水)와 합해져 동남으로 흘러 온현에서 황하로 흘러 들어가는 강이다.”라고 정확한 위치가 설명되어 있으며, 또한 지금도 추하라는 이름으로 현대 지도와 중국 군사지도에 그대로 남아있다.

‘수경주’에 위만이 망명하면서 건넌 강인 패수는 ‘삼국지’에는 추수(溴水)라고 기록되어 있어 패수=추수=격수임을 알 수 있으며, ‘산해경’의 남산 2경에 “그 동쪽 5백 리에 회계산이 있는데 작수가 나와 남쪽으로 흘러 湨으로 들어간다. 역시 동쪽 5백 리에 이산이 있는데 湨水가 나오는 곳이다.”의 湨에 곽박(郭璞)이 ‘一作浿’라는 주를 달았다. 즉 湨水(溴水)= 浿水라는 말인 것이다.

따라서 낙랑은 하내군과 접하는 산서성 남부임을 알 수 있다. 5대 태우의 환웅의 막내아들인 태호복희의 흔적이 산서성 남부인 풍산과 낙랑에 남아있다는 것은 신시가 멀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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